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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조현병 이야기

조현병 재발 때의 나의 경험 기억 - Part 3. 조현병 재발로 인한 응급실 입원행까지의 나의 이야기

by yosdiary 2024. 8. 18.

"Part 2. 조현병 재발의 밤의 악몽"의 글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조현병이 재발한 날, 곧 회사에서 짤린 날, 집에 귀가하기까지 스펙타클한 일들을 겪은 나는 정말 기적같이 그러나 겨우겨우 집에 도착할 수 있었고, 집 앞에 도착했을 때 확인했던 시간이 새벽 3시 반이었으니 아마 생각컨데 1시간에서 1시간 반이 지난 새벽 4시 반 ~ 5시 쯤 마침내 비밀번호를 기억해내어 집에 들어갔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집에 도착한 나는 꽉찬 오줌보부터 제일 먼저 비웠고, 늘상 귀가하면 하던 습관대로 샤워를 하기 시작했다. 밖에서 1시간 반 동안 추위에 벌벌 떨며 온 몸이 차가워진 채로 시작한 샤워는 매우 뜨뜻했다. 긴장이 풀렸고, 또 다시 아무 생각 없이 하염없이 물만 맞고 있었다. 그렇게 한 30분 동안 비누칠 하는 것도 잊은 채 물만 맞다가 화장실에서 나왔다.
 
나는 얼굴과 머리카락에 유분끼가 매우 많다. 그래서 꼭 비누칠을 해야하는 데 그 당시 나의 인지능력은 아마 유치원 때로 돌아갔을 것으로 추정되며, 비누칠 따위는 생각나지도 않았기에 매우 떡진 머리와 기름으로 뒤범벅된 얼굴로 나왔을 것이다. 그리고 예상하신 분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샤워기 물도 틀어놓은 채 화장실에서 나왔다. 
 
이제 몸을 닦아야 하는데 유치원생의 인지능력으로 떨어진 그 때의 나는 몸 닦는 것도 잊은 채 온 몸에 물기가 가득한 채로 침대에 누웠다. 그렇게 몇 분 지나자 몸의 물이 증발하면서 체온을 빼앗아 갔고, 나는 추위를 느끼기 시작했다. 몸에 물끼는 아직까지 있었지만 그때서야 속옷을 차려입기 시작했고, 위에 따뜻한 긴 옷도 차려입었다. 하지만 바지까지 입지는 못했다.(평소에 집에 있을 때는 바지를 꼭 입는 편이다.)
 
그렇게 나는 잠을 청했다. 나는 그 당시 취침약만 받아 먹고 있었는 데, 취침약 따윈 생각나지 않았다. 아마 취침약을 먹지 않아서 그랬는지, 잠은 1도 오지 않았다. 그냥 아무생각 없이 누워만 있을 뿐이었다. 암막 커튼은 쳐져있는 상태였지만, 불 끌 생각도 안 났는지 불은 환하게 켜놓고 그냥 누워서 잠을 청할 뿐이었다.
 
그렇게 몇시간이 지났다. 얼굴에 그리고 다리에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몇 시간동안(아마 3시간쯤은 틀어놓은 게 아닌가 싶다.) 틀어놓은 샤워기 물로 인해서 온 집안이 사우나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제서야 습하다는 것을 느꼈고, 그제서야 내가 샤워기 물을 끄지 않았다는 것이 기억났다. 침대에서 내려와 보니 바닥은 물기로 가득차서 물바다를 이루고 있었다.
 
나는 일어나서 샤워기 물을 끌려고 했다. 하지만 "이전 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나는 내 몸둥아리 하나도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가 없기 시작하였다. 샤워기 물을 끄기 위해 침대에서 한 걸음 걸어가지만 거기에서 한참을 서 있다가 다시 침대로 되돌아오고, 그대로 침대에 앉았다가 다시 눕고, 그렇게 몇 분을 침대에 누워있다가 다시 샤워기 물을 끄려고 일어나 침대에서 한 발자국 나아갔다가 다시 되돌아와서 철퍼덕 침대에 앉았다가 다시 눕기를 반복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기를 한 2시간동안 30번은 한 것 같다. 샤워기 물은 계속해서 나왔고, 결국 나는 샤워기 물을 끄는 것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번에는 시간이 몇 시쯤 되었는 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내 손목시계와 핸드폰은 책상 위에 있었고, 침대에서 책상까지는 한 3걸음은 걸어야 했다. 나는 다시 침대에서 일어나 한 걸음 책상을 향해 디뎠지만 더 나아가지 못하고 다시 침대로 되돌아 올 뿐이었다. 이것 역시 계속해서 반복할 뿐이었다.
 
침대에 걸터 앉아있는 시간은 많아졌고, 바닥에 있는 물기로 인한 발바닥의 찝찝함을 견디는 것은 오로지 나만의 몫이었다. 이것도 한 2시간동안 반복했나, 이제는 바닥의 물이라도 닦자는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수건들은 화장실에 있었다. 샤워기도 못 끄는 마당에 화장실까지 가는 것은 무리였다. 물은 연신 천장에서 떨어지고 바닥에 가득할 뿐이었다.
 
그렇게 몇시간을 고민했을까, 나는 입고 있는 옷으로라도 바닥을 닦고 싶었다. 하지만 옷을 벗는 것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바닥에 눕기 시작했다. 지렁이처럼 꿈틀대면서 침대 바로 앞에 바닥만 닦기 시작하였고, 내 옷은 젖어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 누워있었을까, 옷이 물로 범벅이 된 채로 다시 침대에 앉았다. 이제 내가 침대에 걸터앉아있는 바닥에는 물기가 없었다.
 
그리고 나서 다시 침대에 누웠다. 옷이 젖었기에 점점 추위가 찾아왔고, 나는 이불을 덮었다. 물방울이 천장에서 얼굴로 떨어지는 것은 여전했다.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났을까, 아마 오전 11시쯤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갑자기 누가 현관문을 두드렸다. "도시가스 계량 때문에 왔습니다~." 다행이 나는 그때 말을 할 수 있었다. "잠깐만요~." 침대에서 일어났으나 바지도 안 입고 있었고 온 집안은 습기로 가득찼고 바닥은 물기로 가득했으며 걸어봤자 한 발자국 밖에 걷지 못하는 나는 잘못되도 한참 잘못됬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조금 있다가 다시 와주시겠어요~?" 나는 말을 꺼냈고, 그 동안 바지를 입고 물기를 닦고 샤워기 물도 끄고 창문도 열어 환기 시켜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 알겠습니다~ 윗층 갔다가 다시 오겠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 동안 끝끝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조금 있다가 "계세요~?"라고 문을 쾅쾅 두드렸지만,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 사람을 방안에 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저기요~ 계십니까?" 연거푸 묻는 질문에 나는 마음이 미어졌다. 그냥 침대에 누워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1분이 지났나 도시가스 검침하시는 분은 그냥 돌아가셨다.
 
그리고 몇 시간을 계속해서 깨있는 상태로 있었나, 이래서는 내가 고독사 할 것이 분명했다. 문득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나는 침대 위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기 시작했다. "하나님..." 그게 다였다. 그 이상 다른 단어가 생각이 안나는 것이었다. 계속해서 생각했지만 '하나님' 다음 단어는 생각나지 않았다. 그 때서야 나는 큰 두려움이 일었다. 아마 이 두려움은 아무나 느낄 수 없을 두려움이리라. 그 때 내가 느낀 감정은 내 자아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느꼈고 어쩌면 이대로 언젠가는 내 자아가 없어진 채 미친 채로 살게 될 것 같다고 느꼈다. 나는 엄청난 두려움에 휩싸여 "하나님... 하나님..." 마음속으로 되내일 뿐이었다. 몸은 떨리기 시작하였으며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하나님..."만 몇 분 째 되내일 뿐이었다...
 
그렇게 30분 동안 기도를 했나 싶다. '하나님'만 부를 뿐이었지만 내 마음은 한결 편안해졌다. 기도를 그만두고 나는 걸어서 화장실에 샤워기를 껐다. 휴... 그때의 안도감은 말할 수 없이 평안했다. 화장실에서 수건을 꺼냈고, 바닥을 닦기 시작하였다. 꼼꼼하게 닦지는 못했지만 수건 2, 3개는 썼던거 같다. 그리고 위에 옷도 마른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다시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잠은 여전히 오지 않았고, 무념무상 누워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몇 시간 지났을까, 띵동. 누군가 왔다. "형. 나야. 00이야." 매우 반가운 목소리였다. 동생이었다. 하지만 나는 말 할 수가 없었다. 마음대로 움직이지도 못하였다. 그저 침대에 앉아 동생이 들어오길 기다릴 뿐이었다. 동생은 내가 아무소리 않고 있자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왔다.
 
동생: 으악 이게 뭐야! 집안이 온통 사우나잖아!! 바닥에 물기도 있는 거 같고.
나: (말할 수 없음)
동생: 도대체 뭘 했길래 집안이 이래?!
나: (그저 동생이 온 것에 기쁠 뿐)
동생: 오늘 예비군이라서 마치고 잠깐 들렸어. 이런! 바닥에 물기부터 닦아야 겠는걸?!
나: (무척 말하고 싶으나 아무말도 할 수 없음 단어도 생각안남)
동생: (화장실에서 수건을 꺼내 바닥을 꼼꼼히 닦으며) 잘 있었어? 되게 오랜만이네.
나: (무척 말하고 싶으나 말이 안나옴)
동생: (내 쪽을 향해 책상 의자에 앉으며) 저녁은 먹었어? 배고프지 않아? 아 왜 이렇게 습한거야? 커튼 좀 걷자! (커튼 걷음. 저녁 노을 빛이 들어옴)
나: (그때서야 저녁 4시 쯤 됬으리라 깨달았고, 어제 저녁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은 것도 깨달았으며, 창문 좀 열어달라고 말하고 싶으나 말이 안나옴)
동생: 왜 아무 말도 안해?
나: 차...차차차차차...
동생: 어?
나: 차차차차... 차차...
동생: 왜 그래?
나: 차차차.... 차차... 창문...
동생: 창문? 창문 열라고?
나: (끄덕)
 
그런데 이상한 점은 말을 더듬는 나를 보며 동생이 나를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평소처럼 대하는 태도였다. 나는 뭔가 이상하였지만 그 때 동생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알 길이 없다.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현재까지 그때 이야기를 꺼내 본 적은 없다. 너무 흑역사여서 꺼내기가 싫은가 보다.
 
동생: 밥은 먹었어? 우리 외식할까?
나: (뭔가 말하고 싶음)
동생: 뭐 먹을래? 내가 사줄게
나: 치... 치치치치...
동생: 뭐?
나: 치치치... 치... 치킨
동생: 치킨? 알았어. 여기 근처에 치킨 집이 있어?
나: (도리도리)
동생: 흠... 그럼 집(부모님 집)에가서 치킨 먹을까? 어차피 나도 집으로 가야하고.(동생은 부모님 집에서 출퇴근 함.)
나: (끄덕끄덕)
동생: 가자. 옷 입고 나가야지.
나: (움직일 수 없음)
동생: 뭐해? 일어나
나: (일어남)
동생: 바지 어딨어. (두리번두리번. 빨랫줄에 걸쳐진 추리닝을 가져옴) 자 입어.
나: (나는 발을 한발씩 들었고, 동생은 바지를 입혀주었다.)
동생: 자. 가자.
나: (가만히 서있음)
동생: (등 떠밀며 나를 밀어주자 나는 한 발자국씩 걸을 수 있었음)
나: (현관 앞에서 가만히 서있음)
동생: 자 신발 신어.
나: (가만히 있음)
동생: 뭐해? 이것도 내가 해줘야 되? (조금씩 짜증 내며 내 발을 한 발씩 들어서 신발을 신겨줌) 자. 가자. (현관문 엶)
나: (가만히 있음)
동생: 가자. (손잡고 당김)
나: (동생 손에 이끌리어 한 발자국씩 걸으며 계단을 내려감)
 
그렇게 나는 동생의 도움으로 집으로 가는 차를 탔고, 차 안에서는 동생이 노래를 아주 크게 틀어놓고 노래를 부를 뿐이었다. 
 
동생: 치킨이 그렇게 먹고 싶었어?
나: (3, 4살 먹은 아이 처럼) 치킨! 치킨치킨치킨!
동생: 알았어. 치킨 먹으러 가자.
나: 치킨치킨치킨!
동생: 되게 좋은가 보네 ㅎㅎ.
나: 치킨! 치킨치킨! 치킨치킨치킨!
 
나는 차에서 연신 치킨!치킨! 거리며 노래를 흥얼거릴 뿐이었다. 한편으로는 부모님 집으로 가서 안심이 들었고, 또 무언가 말을 하고 싶었지만 치킨이라는 단어밖에 생각나지 않아서 그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나중에는 동생이 조금 짜증내며 그만 치킨치킨 거리라고 해서 나는 입을 다물었고, 차는 계속해서 음악과 함께 고속도로를 달릴 뿐이었다.
 
퇴근 시간이어서 길은 많이 막혔다. 내 집에서 부모님 집까지는 그 시간대에는 3시간 정도 걸렸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 동안 우리는 별 말 하지 않았고, 집에 무사히 도착했다. 집에 도착해서도 동생은 차 문을 열어주고 내 손을 잡고 걸어가며 집 현관문에서도 신발을 벗겨주기도 하며 나를 도와주었다.
 
집에 도착하니 부모님께서는 왔냐고 평소처럼 인사했고, 동생은 나의 이상한 점을 부모님한테 말하지 않았다. 동생은 형이 치킨을 먹고 싶어한다며 치킨을 사줬고 나는 주방 식탁에 앉아서 아무말도 하지않고 치킨을 기다렸다. 부모님은 그저 티비를 볼 뿐이었다.
 
치킨이 오자 동생은 치킨을 배달봉지에서 꺼내 먹기좋게 차려주었다. 그러나 동생은 같이 치킨을 먹지않고 방에 들어갈 뿐이었다. 나는 치킨을 먹고 싶었으나 팔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러자 말할 수 없는 슬픔이 밀려왔고, 나는 이제 끝났구나,, 밥도 내 맘대로 먹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구나,, 누군가 먹여줘야 하는 3, 4살 아기만도 못한 사람이 되었구나,, 생각하며 울음보가 터지기 직전이었다.
 
나: (말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함)
어머니: (티비를 보며) 치킨은 왜 안 먹고 있어? 치킨 시켜달라고 했다며.
나: (계속해서 말하고 싶음. 울음보가 터지기 직전)
어머니: 치킨먹고 싶은 거 아니었어? 얼른 먹으렴.
나: 치... 치치치치 치킨!치킨!
어머니: (아무말도 안하심)
나: (울먹거리며) 치킨치킨치킨!!! (먹여달라고 하고 싶으나 말이 안나옴)
아버지: 얘가 왜 이래?
나: (울기 시작함) 치...킨... 치킨... 흑.. 흑.. 치킨...
부모님: (아무말도 안함)
나: (엄청나게 울면서) 엉... 엉... 엉... 먹여줘...
동생: (방 안에서 나오며) 뭐야?! 왜 이러는 거야?
나: (크게 울면서) 엉.. 엉... 치킨.. 치킨.. 먹여줘.. 먹여줘..
아버지: 왜 저러는 거지?
어머니: (엄청나게 화나심. 크게 목소리를 내며) 내비둬! 아기 노릇 하는 거야! 이때까지 아기 같이 말한적이 한 두번이야? (이날 처럼 아기같이 말한적은 한 번도 없지만 가끔씩 유치한 소리는 한 적 많음) 자기를 아기처럼 떠받들어 달라는 거지!! (아마 어머니가 놀라서 엄청나게 화난 것 같음)
아버지: 그게 아닌거 같은데...
나: (엄청나게 통곡하며) 나 아기됬어~!~! ㅠㅠ 나 아기됬어~! ㅠㅠ 나는 아기야!! 아기!!
아버지: (걱정하며) 이런적이 없는 데 왜 저러는 거지?
나: (엄청나게 통곡하며) 먹여줘~! ㅜㅜ 먹여줘~!! 못 먹어~ㅜㅜ 못 먹어~! ㅜㅜ
어머니: (격하게 화를 내며 걸어오더니 닭다리를 들고 내 입으로 쎄게 들이밀며) 자! 자! 먹어! 먹어! 얘가 미쳤나~?!
나: (그 와중에 치킨을 씹었고, 우물우물 씹는 것은 내 맘대로 됨. 손은 아직 움직일 수 없었음) 엉... 엉... (치킨이 입에 들어오자 격한 감정이 조금 가라앉으며 치킨을 음미하며 먹음. 굉장히 맛있었음.)
아버지: (화 내시며) 얘가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미쳤어?!
나: (큰소리로 울부짖으며) 재발... 재발... (재발 됬다는 뜻)
부모님: (가만히)
나: (큰소리로 울부짖으며) 병원... 병원... (병원 가야된다는 뜻)
어머니: (큰 소리로 화를 내시며) 아! 정말 얘가 왜 이러는 거야!!
동생: (덩달아 화를 내며) 좀 때려야 정신 차릴거 같은데 야구 방망이 들고 올까요? (나는 이런 동생의 모습에 엄청나게 놀람)
부모님: (가만히)
나: 입원... 입원해야되~!! ㅜㅜ 입원~~!!
아버지: (방으로 들어가서 옷을 입으시는 듯)
나: 나 아기... 아기됬어... 진짜야... 정말이야.. ㅜㅜ (울면서) 입원... 입원...
(이 말만 계속 반복)
아버지: (옷을 다 입고 나오셔서 굉장히 부드러운 말투로) 그래 그래.. 병원가자... 어서 일어나~ 
나: (울음을 그치고 일어남)
아버지: 잠바도 입어야지. (집에서 잠바 안 입고 나옴 - 아버지께서 방에 가서 잠바를 챙겨와서 입혀줌) 가자 병원으로.. 
동생: 저도 갈까요?
아버지: 어 그래. 너가 운전해줘.
 
그렇게 집에서 나와 차를 탔고, 아버지는 가까운 정신병원에 전화를 하셨다. 이전에 초발 때 3개월동안 입원해 있었던 정신병원이었다. 동생은 그 병원을 네비에 찍어 운전했고 아버지는 신호음만 가는 전화를 붙들며 연신 몇 번이고 그 병원에 전화를 거시기만 하셨다. 아버지는 뒷자석에 같이 앉아 내 손을 꼭 잡은채 계속해서 울고 있는 나의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가져온 수건으로 연거푸 닦아주실 뿐이었다.
 
마침내 도착한 정신병원은 원래라면 2층부터 6층까지 걸쳐 있는 입원 병상에 불이 환하게 들어와 있어야 했지만, 껌껌 무소식 폐허처럼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아버지는 잠깐 확인하고 오겠다며 병원 입구로 계단을 올라가셨고, 잠시 후 돌아오셔서 폐업한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다.
 
'이제 어떡하지'라는 아버지의 말씀과 함께 동생은 다른 정신병원을 알아보겠다며 네이버 지도를 찾아보았고 아버지는 가까운 종합병원의 응급실에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10분 쯤 여러군데 전화를 돌려보셨을까, 동생은 00대학교 병원이 어떻겠냐고 물었고 아버지는 그 병원의 응급실에 전화해서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우리는 1시간 거리의 00대학교 병원으로 방향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 동안 나는 입이 좀 풀려서 말을 하기 시작했고, 연거푸 회사를 원망하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게 회사 때문이라고,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계속해서 원망을 했고, 아버지는 '그래. 그래. 알았다.'라고 연거푸 말씀하시며 내 손을 쓰다듬어 주시기도 하고 안아주시기도 하고 수건으로 눈물을 닦아주시기도 했다.
 
그렇게 밤 8, 9시 쯤 되었을까, 우리는 00대학교 병원 응급실에 무사히 도착했고, 나는 그 곳에서 응급실 입원을 하고, 곧 폐쇄 정신병동으로 최종 입원을 하여 치료를 받게 된다. 여기까지가 나의 악몽의 재발 경험이다. 지금까지 나의 재발 경험기 1~3탄 이야기를 쓴 이유는 만약 여러분이 초발을 겪었고 의사의 동의 없이 약 용량을 줄이길 원한다던가 단약을 하고 싶어한다면 최악의 경우 나 같은 경험을 할 것을 예상하고 있으라고 쓴 글이다.(물론 재발의 경험은 사람마다 천지차이다.) 즉 제발 단약같은 생각일랑은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당신이 조현병 환우의 가족이라면 그 당사자가 함부로 단약을 하지 않도록 지켜봐 주고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기 바란다. 꼭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족은 재발을 경험하지 않길 바란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